[한국일보 칼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복합 위기

안녕하세요. 프로네시스리포트 조귀동입니다.

이번 주 한국일보 칼럼에서 이재명 정부가 겪고 있는 부동산 문제의 특징을 다루었습니다. 제목은 <이재명의 '구조적 다수' 갉아먹는 부동산 복합 위기>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일종의 복합 위기이고, 높은 정치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3일 발표한 세제 중심의 부동산 대책이 최소한 정치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추가적인 급격한 지지율 하락을 이끌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지금의 부동산 문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⑴ 통상 서울 강남 3구에서 시작해서 좀 더 ‘하급지’로 번져가는 주택 가격 상승 확산과 달리 서울과 수도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⑵ 2026년 들어 가격 상승을 이끄는 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위 21~60%의 아파트다. 그리고 그 아래 분위의 아파트 가격 상승도 가파르다.

⑶ 아파트 전세와 월세도 치솟고 있다. 이는 경기도에서도 꽤 심각한 수준이다.

⑷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세대, 다가구,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임대료 상승도 2분기 이후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⑸ 동시다발적인 매매가 임대료 인상의 핵심 원인은 공급이다. 그리고 이 공급 부족이 발생한 원인은 복합적이다.

이상의 현상이 시사하는 바는 지금의 부동산 문제가, 실제로 ‘위기’라고 말할 정도로 주택과 자산 격차와 관련된 이슈를 건드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투기 수요’가 문제가 아니라, ⒜ 서울과 수도권에서 주거 공급이 되지 않고, ⒝ 그 공급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급등하는 임대료와, ⒞ 구조적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해지면서 ⒟ 전반적인 아파트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문제가 이어지는 게 진짜 문제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부동산 문제를 다루는 데 실패한 것은, 결국 주택 시장을 구조적으로 보지 않고, 그 리스크에 대해서 충분히 날 것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지 않으려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주력 지지층이 강남 3구에는 살지 않지만 아파트 1채 정도는 갖고 있는 도시 중산층인 것이 주된 배경일 것입니다. 그래서 보유세 논쟁과 계급투표론이 민주당의 부동산 담론에서 대부분의 공간을 잠식하고 있는 것일테고요.

칼럼을 쓰면서 신림역 바로 맞은편, 다세대와 오피스텔이 밀집한 신림동(옛 신림 5동)에 거주하는 30대 초반으로, 지방 출신으로 상경해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했던, 1인 가구가 지금의 임대료-매매가 동시 상승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사람의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생각해 봤습니다.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재명의 '구조적 다수' 갉아먹는 부동산 복합 위기

조귀동 명지대 겸임교수·정치컨설팅 민 전략실장

동시다발 가격 상승, 전월세 급등
서울 선거 패배하고도 진단 없어
고가 아파트만 신경 쓰다가 실기

그래픽=한국일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당내 갈등, 증시 급랭과 함께 부동산 문제가 주요 원인이다. 그런데 청와대가 직면한 부동산 문제는 서울 강남 3구 고가 아파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그리고 비아파트 임대료가 한 번에 뛰는 복합 위기에 가깝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2017년쯤 시작된 가격 상승이 2022년 경기도 전세가격까지 번지는 데 5년이 걸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역과 가격대, 아파트와 비아파트를 가리지 않고 한꺼번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처가 어렵고 정치적 리스크는 높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다세대·다가구·오피스텔 등의 임대료다. 젊은 층, 서민 생계비와 직결되는 항목이다. 6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 통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 뛰었다. 지난 10년간 가장 높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 지수의 최대 상승률은 1%대 초반이었다. 갑작스러운 임대료 상승이 얼마나 큰 압박을 주고 있을지 미뤄 짐작하기 어렵잖다.

당장 지난달 하순 갤럽이 실시한 부동산 정책 평가에서 20대의 17%, 30대의 15%만 ‘잘하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지난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패한 숨은 원인 중 하나도 비아파트 임대료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전체 가구의 81.3%가 1인 가구이고, 20~34세 인구가 57.1%인 관악구 신림동이 대표적이다. 신림역 맞은편 빌라와 오피스텔 밀집지다. 이곳에서 정 후보 득표율(46.9%)은 관악구 평균(51.0%)보다 4.1%포인트 낮았다.

비아파트 임대료가 급등한 원인은 공급에 있다. 서울 단독·다세대·연립주택 착공 건수(가구수 기준)는 2017년 3만5,800건에서 지난해 5,000건으로 급감했다. 올 상반기도 3,700건에 불과하다. 전세 사기 대란 이후 지급보증 축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 다주택자 규제, 공사비 급등 등의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수도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래픽=한국일보

아파트 임대료도 상승세다. 6월 서울과 경부1권(과천·안양·성남·군포·의왕) 전월세 통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6.9%씩 상승했다. 비아파트와 아파트 임대료 상승은 중저가 아파트 가격도 밀어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가격 5분위별 상승률을 보면 4분위(상위 20~40%)·3분위(상위 40~60%)도 많이 올랐다.

수도권 중산층이 주거 위협을 느낄 정도로 아파트 가격과 임대료가 오르는 구조적 원인은 공급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과 인근 지역 토지 공급이 물리적으로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서울 신규 아파트의 절반 이상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은 지난해 2만7,100호로 2019년(5만1,300호) 대비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15억 원 이하 주택 수요가 폭증한 데에는 향후 수요·공급에 대한 불안이 깔려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고가 아파트의 투기 수요를 억제하면 가격이 진정될 것으로 보는 듯하다. 그래서 10·15 대책에서 강력한 대출 규제를 내놨다. 추가 대책을 둘러싼 논쟁은 주로 보유세를 두고 벌어졌다. 3일 발표한 보유세제 개편안도 고가 아파트를 가진 비거주자, 다주택자의 부담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명확하다. 부동산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자산이 많아질수록 보수화된다는 자산 계급 투표론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에서 민주당이 대거 패배한 원인 중 하나는 수원·고양·의왕·남양주·부천·김포 등에서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한꺼번에 급등해서다. 동일한 문제가 지금 서울의 낡은 아파트나 경기도 신도시 지역, 서울의 빌라와 오피스텔에서 재연되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구조적 다수'를 창출하려면, 그에 걸맞은 부동산·주택 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을 내놓지 못한다면 부동산 문제가 더 큰 정치적 리스크를 낳는 건 필연적이다.

조귀동 명지대 겸임교수·정치컨설팅 민 전략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