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결과 분석 ⑵ - 권력 지형 전환과 한계, 향후 전망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양적으로는 이겼지만, 질적으로는 패배한 결과로 끝났다. 민주당은 수도권, 충남은 물론 부산·울산·경남, 강원도에서 상당한 우세를 보였지만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뉴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가 함의하는 지지자 연합의 확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넘어서서, 20~30대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상당한 반민주당 정서가 있음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캠페인 역량, 인물, 정책 등의 약점이 드러났다. 지금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전망이 불확실해졌다.

보수 정당의 경우 장동혁 대표로 집약되는 ‘스틸 윤’ 강성 우파 기조가 심판받았다. 오세훈, 한동훈, 유의동 등 장동혁과 거리를 두거나 아니면 아예 반대하는 정치인은 당선되었지만, 장동혁이 지원 유세를 한 곳은 기초자치단체 후보도 모두 낙선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리더십이 바뀌고, 보수 정당이 노선 변경과 리빌딩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비장(非張) 내지는 반장(反長) 정치인과 그 세력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다수 연합을 구축할 역량이 없기 때문이다. 보수 정당의 경계 밖에서 지지자 연합을 만들 수 있는 자원도 부족하다.

이번 지방선거의 주요 결과 중 하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재선거를 외치며 모인 시민들, 그리고 대학생들의 연대 성명일 것이다. 이를 단순히 극우 운동이 적당히 명분을 삼아 분출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무엇보다 이 운동의 주류는 전한길, 모스 탄 등 기존의 부정선거 세력이 아니라 새로운 우파 대중들이다. 이들의 주축은 20~30대가 새로운 이념과 언어를 갖고 집단 경험을 한 것이 올림픽공원 시위의 본질에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이 20~30대는 이제 ‘주류’가 된 민주·진보 진영에 대항하는 반문화 운동의 성격도 상당하다. 이 부분은 오는 10일(수)께 별도 글을 통해 다룰 것이다.

민주당, 마침내 주류가 되다
하지만 주류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번 선거 결과가 보여주는 가장 큰 사실은 민주당이 마침내 한국 정치의 주류가 되었다는 것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당시 내걸었던 ‘주류 교체’라는 구호가 사라진 것은, 역설적으로 민주당이 주류가 되었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자신이 주류라는 인식이 없고, 주류다운 정치를 하지 못한다.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이 ‘몸은 압도적 주류인데, 정신은 아직 비주류’인 상황에서 왔다 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 당시부터 민주당은 '주류 교체'를 외쳐왔다.9년 뒤 막상 그들이 주류가 되었지만, 정치하는 방식은 예전과 같았다. /한겨레신문 캡쳐

민주당이 주류인 것은 의석이 많다는 뜻이 아니다. 실질적 이해관계에 기반해 폭넓은 범위의 지지자 연합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고, 캐치올(catch-all) 정당으로서의 외연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담론과 언론 지형, 인물과 정책에서 압도적 우위를 갖고 있다. 한마디로 헤게모니적 지위를 공고하게 갖추고 있다. 수도권과 충남은 물론 부산·울산·경남과 강원에서까지 상당한 우세를 보인 것은 그 지위의 외형적 확인이다.

'몸은 덩치 큰 주류, 정신은 20년 전 비주류'

문제는 민주당이 주류가 되자마자, 주류로서 행동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이다. 압도적 주류가 진영론을 앞세우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반주류를 만들어낸다. 민주당이 구조적 열세의 야당이었을 때 진영 논리와 동원의 정치는 핵심적인 도구였지만, 그들이 주류가 된 이상 배제와 오만의 신호로 읽히게 된다.

이른바 ‘내란’ 프레임이 대표적이다. 권력을 쥔 쪽이 누군가를 ‘내란 세력’, ‘극우’라고 호명한다면, 중도나 연성 보수 입장에서는 그 권력의 칼날이 자신에게도 들이닥칠 수 있다는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뉴 이재명’의 공고화, 즉 기존 지지 기반을 넘어 중도와 연성 보수까지 끌어안는 확장된 이재명이라는 말이 실효성을 잃은 근본적 이유다. 오히려 20~30대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뚜렷한 반민주당 정서가 드러났고, 서울시장 선거 패배가 그 집약적 결과다.

정청래 대표는 지방선거 지원 유세마다 내란 청산을 강조했다. /국회방송 캡쳐

‘주류’의 정치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먼저 ‘대결’과 ‘심판’이 아니라 ‘통치’의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진영 대결을 통해 적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다. 적의 결집보다 분열을 노리는 게 주류의 행동 방식이다. 세 번째는 과거의 문제나 상대방의 청산을 주장하기보다 미래 의제를 선점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주류에 걸맞은 정치 캠페인에 대한 전략과 실행 수단을 갖추고 있지 않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캠프의 문제(참고: 왜 정원오는 서울시 선거에서 패했나)는 이를 잘 보여준다. 정원오가 적극적으로 서울시의 비전을 제시하고, 후보자의 아이덴티티(정체성)을 규정하지 않고 그저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에 의존한 것은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오의 서울시는 박원순의 서울시와 똑같을 것이라는 공격에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

가장 큰 변수는 대통령 지지율

앞으로 몇 달간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표는 흔히 대통령 지지율이라 불리는,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여론조사 결과다. 갤럽 기준 대통령 지지율 65%는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이 도달 가능한 가장 높은 수치다. 거꾸로 말하면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최대한 지지자들을 잃지 않는 방식으로, 또 민주당답지 않은 경제‧사회 정책들을 내놓고 전임자(윤석열)보다 업무 수행 능력이 낫다는 것을 보이는 방식으로 이를 유지해 왔다.

지방선거 이전 갤럽이 조사한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추이. /갤럽

하지만 진영 대 진영 구도가 다시 굳어지고 보수층이 정치의 장으로 귀환하는 국면에서, 그리고 부동산을 비롯한 불안 요소가 상존하는 한, 이 지지율이 지금 수준으로 유지되기는 어렵다.

그리고 대통령 지지율이 60% 밑으로 떨어지고, 하락세가 완연해지면 필연적으로 당 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지금까지 높은 대통령 지지율 때문에 억눌려져 왔던 이재명 노선에 대한 비판, 그리고 친명 세력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지율은 대통령의 여당 장악력이 불완전한 상황에서, 거의 유일하게 여당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였다.

당권 경쟁의 한계: 승리 비전 부재, 강성 당원 의존

8월 또는 9월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현 대표, 김민석 전 총리 등 크게 두 가지를 놓고 경쟁할 것이다. 먼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책임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두 번째는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에 대한 승리 비전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사실상 패배라고 생각하는 핵심 원인은 지금은 구조적 우위 세력이지만, 급격히 그 우위가 허물어질 가능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나아가 서울 30대까지 진행되고 있는 비(非)민주당화는 구조적 열위 세력으로 바뀔 수 있다는 리스크까지 드러냈다.

문제는 정청래식의 평당원을 겨냥한 일종의 ‘선명 개혁 포퓰리즘’ 그리고 이재명식의 중도 지향적 경제 정책과 정치적 ‘반(反)내란 민주화’의 혼합 노선에 있다. 두 노선 모두 강성 당원의 동원을 전제로 한다. 이전 같다면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압도적 도덕적 우위가 있었기 때문에, 당내 정치에서 강경 일변도가 당 밖 정치(즉 선거)에서 중도 유권자 장악을 해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지선을 계기로 둘 간의 상충 관계가 분명해졌다. 따라서 정청래, 이재명 노선은 모두 향후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동원의 비용은 급격히 커졌는데, 그 효과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대표되는 미디어, 대통령이라는 상징도 예전처럼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동원 기제 자체의 단점이 부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2030년 대선 레이스에서 탈락하는 정치인과 세력이 생겨나고 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평택 을 재보선에서 패배하면서 잠재적 대선 주자에서 멀어졌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선거 패배 이후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친문-비명계도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세력이 되어가고 있다. 정청래, 이재명 노선에 대해서 비판하고 새로운 세력을 형성할만한 개인이나 집단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What’s Next? 민주당과 대통령의 고민

그렇기 때문에 ‘다음은 무엇이냐’가 민주당과 청와대가 직면한 최대 화두가 된다.

대통령은 국정 기조를 전환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할 것이다. 우파적 실용으로 갈 것인가, 좌파적 결집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제3의 노선을 모색할 것인가. 현재로서 가장 개연성 높은 경로는 대통령이 제3의 노선을 모색하되 진영의 압력에 의해 그 폭이 제약되는 시나리오다. 드러나지 않은 문제-조용히 이탈하는 중도·연성 보수-를 상대하면서 동시에 당 장악을 위해 관리해야 하는 강성 당원을 끌어안아야 하는 이중의 과제가 그 모색을 어렵게 만든다.

민주당의 당권 경쟁은 지금의 이중권력 상황이 다소 지리멸렬한 양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정청래 대표가 차기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그가 표방하고 있는 평당원 포퓰리즘 노선이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 그리고 그만큼 선명 노선을 앞세운 강성 당원 동원에 능한 이도 없다. 하지만 그 끝이 선거 패배이고, 상대 진영의 결집을 부른다는 게 이전만큼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민석을 비롯한 친명계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정치력은 결국 대통령 지지율에 의존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 국면에서 접어들면, 그만큼 당에서 지지세를 넓히기 어렵다. 그리고 평당원 포퓰리즘에 의존하는 세력을 비주류로 밀어낼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당장 정청래와 김민석 두 사람은 선거 기조와 구도를 놓고 적잖은 고민을 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장동혁은 심판 받았지만 레짐 체인지는 어렵다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단순한 상황이다. 먼저 장동혁 대표로 집약되는 ‘스틸 윤(Still Yoon)’ 강경 우파 기조는 명확히 심판받았다. 오세훈, 한동훈, 유의동 등 장동혁과 거리를 두거나 정면으로 반대한 정치인들은 살아남았고, 장동혁이 직접 지원 유세를 한 곳은 기초자치단체장 후보까지 줄줄이 낙선했다. 부산 북갑에서 한동훈의 생환은 그 심판의 상징이다.

문제는 장동혁 심판이 대안의 등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동혁 노선이 부정당했다고 해서 국민의힘이 노선을 바꾸고 리빌딩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비장(非張)·반장(反張) 세력이 당 내부에서 다수 연합을 구축할 역량이 없고, 당 경계 밖에서 새로운 지지자 연합을 만들 자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보수 지지층의 파편화가 심각하게 이뤄진 상황이라, 사실상 밑바닥에서부터 그 재건을 이루어야 한다. 레짐 체인지의 추제가 없는 것이 지금 국민의힘이 안고 있는 문제다.

한동훈: 유의미한 당내 세력 구축이 가능한가

한동훈계는 한동훈의 원내 진입으로 명확한 구심점과 상징이 생겼다. 무엇보다 한동훈이 확고한 차기 대선 주자가 됐다. 문제는 국민의힘을 한동훈이 바꿀 수 있느냐다. 당내에서 다수파를 형성하거나 동맹 세력을 광범위하게 끌어들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한동훈 의원은 당선 직후 선관위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한동훈 페이스북

그렇다면 당 밖에서 국민의힘이 포섭하지 못하는 지지자들을 광범위하게 끌어들인 뒤, 이 지지층을 등에 업고 국민의힘을 ‘접수’라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 그리고 한동훈이 국민의힘에 복당하기 위한 정치적 조건도 사실 당 밖에서 지지층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확보하는데 달려있다. 문제는 그것이 가능하느냐다. 한동훈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지지자 연합의 재건에 가까운 미션이기 때문이다.

오세훈: 당을 장악하는 지자체장 모델이 가능한가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다.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하면서, 수도권에서 검증된 차기 대선 주자가 됐다. 무엇보다 그의 장점은 우호 세력의 폭이나 깊이보다, 국민의힘에서 그의 당권 장악에 대한 비토 정서가 약하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2028년 총선 공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2030년 대선으로 가는 경로를 그릴 수 있는 위치에 섰다.

6월 2일 서울시장 선거 유세에 나선 오세훈 당시 후보. /오세훈TV 캡처

하지만 오세훈도 약점이 상당하다. 먼저 이 경로가 오세훈 단독으로 가능하냐의 문제다. 그는 서울시장이지, 국회의원이 아니다. 당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국민의힘 내부 재편을 이끌려면 대리인을 내세우거나, 아니면 대권은 어렵지만 당권은 가능한 누군가가 그와 동맹을 맺고 당을 맡던가, 아니면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해야 한다. 그런데 그 셋 중 무엇도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최소한 오세훈이 자체 역량으로 장동혁 체제를 바꿀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오세훈의 ‘컬러’, 노선이 없다는 게 문제다. 그는 따듯한 보수를 앞세우고, 미래지향적인 시정의 성과를 강조한다. 하지만 꽤 모호한 구석이 있다. 보수의 재편은 그보다 더 확실하게 노선을 제시하고, 정치적 비전을 제시해야만 가능하다. 이 또한 서울시장이 선명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와 연관된다.

이준석: 지지자 연합의 확장은 가능한가

이번 지방선거로 범보수 진영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지방선거는 제3당에 어려운 선거다. 하지만 이 어려운 선거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이준석에게는 차기 대권 주자로 계속 인식되느냐에 중요했다. 그런데 결과는 그의 한계를 드러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3인 선거구에서 1석을 얻으려면 25% 정도는 득표해야 한다. 보수 유권자의 절반에 더해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상당 부분을 가져와야 한다는 뜻이다. 개혁신당 기초의원 당선자가 1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의 지지층 저변이 그만큼 좁다는 이야기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세종시장 후보로 나선 하헌휘씨와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이준석 페이스북

이준석이 독자적 정계 개편의 축으로 기능하려면 선거에서 개혁신당 지지율이 10%를 안정적으로 넘어야 한다. 최소한 8% 전후를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20~30대, 특히 20대 남성 지지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이 수준의 임계점을 넘기 어렵다. 게다가 이준석 또한 기성세대가 되면서 20대의 정치적 충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고 있다.

핵심 문제는 지지자 연합의 확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30대~40대 초반의 고학력-고소득-저자산 집단을 자신의 지지층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승리했고, 새로운 비민주당 유권자 연합의 형성 방식을 만들어냈다. 2025년 대선에서는 20대~30대 초반 유권자를 동원해 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 지지층이 계속해서 이준석을 지지하도록 만들지 못했다. 개혁신당 지지율은 3~4%, 낮은 경우 2% 후반에 머물러 있었다. 새로운 비전, 이데올로기, 언어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어떻게 ‘변신’과 ‘성장’에 성공하느냐가 그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합종 연횡, 반장연대는 가능할것인가?

그렇다면 합종연횡, 이른바 반장(反張) 연대는 가능한가. 단기적으로는 어렵다. 한동훈·오세훈·이준석은 서로를 대체재로 여길 뿐 보완재로 보지 않으며, 이들을 묶어낼 구심점도 부재하다. 무엇보다 그들의 지지층은 서로 파편화되어있다. 오히려 단일 집단으로서는 장동혁을 지지하는 강성 우파가 가장 단단하며, 세력이 크다. 따라서 심판은 끝났지만, 그 심판 이후를 설계할 주체가 없는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몇몇 지역에서 투표용지가 적게 인쇄돼 벌어진 파행 투표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자신의 입지를 지키려 하고 있다. /장동혁 페이스북

다만 장동혁도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가 더 이상 국민의힘을 끌고 갈 수 없게 만드는 사건이 이어진다면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통해서 비장동혁 임시 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은 상당하다. 먼저 극우를 배제한 보수 빅텐트를 만들고, 당분간 상황을 관리하자는 합의가 이뤄지는 형태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민주당계 정당에서 종종 벌어졌던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