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 대한 생각 1 - '보통'으로의 회귀와 그 한계
안녕하십니까. <프로네시스리포트> 조귀동입니다.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간단히 지방선거 판세의 특징과 그 특징이 나오게 된 요인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1. 왜 보수 지지율은 올라오는가?
- 상당 부분은 ‘보통’으로의 회귀
최근 여론조사마다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 상승이 공통되게 언급됩니다. 부산, 대구, 경남, 울산 등 영남 지역이 이제 박빙 판세로 된 것이 서울도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언급되죠.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원인은 ‘보통’으로의 회귀라 할 수 있습니다. 원래 보수 정당 내지는 보수 후보 지지율이 그리 낮지 않으니까요. 사실 민주당, 그리고 진보정당의 득표율을 보면 2022년 대선 50.2%이고, 2025년 대선 50.4%로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비민주-진보, 즉 보수 후보의 영역이죠.
다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대선 패배의 여파에다가 민주당의 내홍, 경기도 주택·매매가 전세가 상승이 겹쳐면서 민주-진보 득표율이 46.0%로 급락하면서 수도권 선거에서 대패하게 되었고, 거꾸로 2024년 총선에서는 보수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민주-진보 득표율은 53.1%로 뜁니다.
사실 여러 조사 자료들을 보다 보면 대선 당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투표를 한 사람의 비율이 상당히, 실제 득표율보다 꽤 낮게 집계 되어왔습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선거에 가까울수록 이전의 보수 투표층들이 다시 응답자로 잡힌다는 것이겠죠.
2. 하지만, 보수 유권자가 모두 돌아올까?
- 2022년 지방선거의 시사점
그렇다고 보수 유권자가 모두 돌아와서 대선과 같이 팽팽한 상황, 적어도 영남권에서 어느 정도 ‘이겼다’라고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것이라 보는 것은 섣부르고, 또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선거는 대선에서 패배한 뒤에, 일종의 ‘퇴각전’ 내지는 ‘소탕전’이 끝나는 국면에서 벌어지는 선거이기 때문이죠.
심각한 선거 패배, 정치적 패배 이후에 패배한 정당은 심각한 내홍을 겪었습니다. 무엇보다 리더십의 문제가 컸죠.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기 때문에 당은 더 분열하고, 지지자들은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2025년 대선 패배는 단순히 국민의힘이 졌다가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했다가 실패한, 심각한 민주헌정질서 파괴 시도의 여파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리더십의 문제는 더 큽니다. 그리고 윤 어게인과 그 세력을 등에 업은 장동혁 대표 리더십의 문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요.
지금 보수 유권자 지지를 얻고 있다는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장동혁 대표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게 ‘보수 유권자 재결집’의 한계를 방증하고 있는 부분이겠죠.
3. 민주당 후보들이 직면한 지지율의 천장
지금은 이야기가 많이 되지 않습니다만, 실제로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주요한 원인은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 천장이 확고하다는 겁니다. 그것도 지지율 40%, 기껏 해봤자 40% 초반 정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부산 북구 갑입니다. 하정우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40% 초반을 유지하다가, 때로는 40%를 밑돌기도 하는 상황이죠. 이쯤 되면 하 후보의 확장성은 꽤 낮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서울에서 갑자기 정원오 후보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 특히 1에서 언급한 보수 성향 유권자가 여론조사 응답층으로 복귀– 즉 지방선거 투표 의향층으로의 복귀– 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전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즉 정 후보의 원래 지지율은 40% 초반대였을 가능성이 높고 여기서 더 확장성이 없다는 게 그가 안고 있는 핵심 문제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고, 이전의 연성보수 층이나 보수 성향이 강한 중도층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사실 그러한 유권자 집단에서 일정 부분, 전체 유권자에서 2~3%포인트만 민주당 성향으로 되돌릴 수 있어도 선거 판세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측면이 존재합니다. 영남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이 정도로 당선권에 들어서 있는 구조적인 이유이고요.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해당 유권자 집단이 대통령 지지가 아니라 민주당 후보에 표를 던지기 위해서는 후보자 개인, 그리고 정당 자체의 역량과 서사가 필요합니다. 그 부분에서 안이하게, 또는 방어적으로 선거 전략을 짰다면 전략적 오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문제가 약간 변주되어서 드러난 곳이 바로 전북지사 선거입니다. 과연 민주당 후보면 민주당의 지지층이 모두 표를 던질 것이냐의 문제에서 무소속의 반란 형태로 드러나는 게 지금의 김관영-이원택의 경쟁이죠. 이 선거는 결국 두 후보의 경쟁이 아니라 김관영이냐, 정청래냐는 프레임으로 짜이면서 김관영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4. 보수의 파편화라는 문제
한편 보수의 파편화라는 문제도 구조적인 요인, 선거판의 상수로 존재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달 16일 한국일보 칼럼 <'국민의힘 궤멸', 근본 문제는 지지자의 파편화에 있다>와 그에 대한 제 코멘트를 덧붙인 포스팅에서 주요 다루었죠. 지금 보수의 문제는 단순히 ‘지지율이 낮다’가 아니라 ‘지지자 연합이 파편화되었다’라는 것입니다. 지지율이 지금처럼 폭락한 것이 양적 축소라면, 서로 결합 불가능한 파편으로 쪼개진 것은 질적 해체입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범보수 후보들의 지지층 간 이전은 제한적입니다. 부산 북구 갑이 대표적이죠. 박민식 후보(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하향세이고, 이 때문에 연성 보수나 비민주당 유권자들이 한동훈 후보(무소속)의 지지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언급되긴 합니다만, 실제로 박민식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과, 그의 지지 기반이 완전히 무너지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2024년 총선 당시 부산 수영구에서 장예찬 후보(무소속)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정연욱 후보(국민의힘)로 모였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거죠. 오히려 당시 총선에서 경기도 화성시을에서 한정민 후보(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이준석 후보(개혁신당)로 이동하지 않는 식의 모형에 더 가깝습니다. 물론 부산 북구갑은 지역색이 강한 곳이고, 박 후보의 지지율 중에서 2~3%P만 더 빠져도 선거 1, 2위 싸움이 꽤 영향받겠습니다만, 엄연히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5. 관심 선거구와 포인트
많이들 이야기하셔서, 이 부분을 더 언급해야 하나 싶지만 눈여겨봐야 할 선거구와 선거구별 포인트는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⑴ 서울시장 선거
핵심은 정원오 후보의 지지율 추이입니다. 지금 수준보다 더 떨어질 경우, 40~42% 정도로 하락하는 여론조사가 나올 경우 결국 후보자의 역량 부족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의 네거티브보다, 오히려 정원오의 역량 부족 프레임이 확산되는 게 더 정 후보에게 리스크 요인(이자 오세훈 후보에게 기회 요인이죠).
⑵ 부산 북구 갑
하정우 후보의 지지율이 40%에 걸쳐 있는 상황(그리고 그렇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박민식 후보의 지지율이 20% 밑으로 떨어지느냐가 관건이겠죠. 여론조사가 집중적으로 실시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지지율이 최종적으로 17~18%까지 밀리면 급격히 한 후보로 보수 지지층이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⑶ 전북지사
의외의 다크호스. 이번 선거판에서 점점 언급이 늘어날 선거입니다. 지금의 김관영 대 정청래라는 프레임이 어느 정도까지 유지될 것이냐의 문제. 그리고 김관영 지사가 모아둔 세가 얼마나 유지-확장되느냐의 문제죠.
이 지역은 비문 세력이 강하고, 비(非)정청래 세력도 상당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원래 김 지사의 초선 당시 컷오프된 송하진 전 지사의 기반 다수가 김 지사로 옮겨갔는데, 역설적으로 김 지사가 반정청래의 대표 주자가 되어버린 게 정치판의 아이러니함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
⑷ 경기 평택을
결국 조국 후보(조국혁신당)가 어느 정도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김용남 후보(민주당)과 박빙승부를 펼치느냐의 문제죠. 이 문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조국 후보를 ‘대권 주자급’으로 보느냐의 인식 문제이기도 합니다. 네임드이긴 하지만 대권 주자는 아닌 것 같다, 민주당 진영에서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 지지율에는 뚜렷한 천장이 존재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요.
⑸ 경남지사
사실 저는 부산시장보다 경남지사 결과가 PK에서 민주당의 세력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진주 출신(이지만 보수적 경남 서부에서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김경수 후보(민주당)과 창원 출신 지역 정치인인 박완수 후보(국민의힘)의 경쟁 구도인데다가, 박 후보가 전형적인 지역 일꾼 경로이고, 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요인이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창원 일대 젊은 블루칼라, 중하층 남성 유권자의 반민주당, 강성 보수 성향의 문제도 상당합니다.
⑹ 대구시장
언제나 관심이 가지는 곳일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해서 안갯속 판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