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투쟁 ⑵ 이재명 대통령, 당 통제력 상실 가능성 수면 위로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친명계의 상황을 요약하자면, 민주당에 대한 통제력 상실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할 수 있다.
먼저 전당대회에 따른 민주당 지지자의 결집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율이 51%(갤럽 기준)로 떨어졌다. 당시 민주당 지지율 상승(4%포인트)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대통령 지지율은 50% 선이 무너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 직후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분야를 중심으로 한 국가 전략산업 육성 계획)’를 내세우는 등 공세적인 국면전환을 꾀했으나, 제한적인 효과를 거두었을 따름이다. 두 번째는 최고위원 경선에서의 참패 가능성이다. 23일 발표한 예비경선 결과 친청계 후보 3명(이성윤, 최민희, 한민수)은 모두 살아남았고, 친명 호위무사를 자처한 이건태·박성준 후보는 컷오프됐다. 남은 후보들은 이재명과 공동체라 보기엔 애매하거나(박선원, 김영호), 아니면 친청계 대비 경쟁력이 미심쩍다(임미애, 서미화).
대통령 지지율의 향후 추이, 당 대표 경선 결과, 최고위원 구성 등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다르겠지만 민주당에 대한 통제력 상실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뉴스레터 독자 입장에서 그에 따른 당-청 내지는 당내 갈등과 스캔들 관리 실패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해 염두에 둘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된다.
물론 이재명 대통령의 통제력 상실이 정청래 전 대표나 친청계 또는 비명계가 당을 이끌어갈 수 있는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지난주 뉴스레터에서 지적했듯, 비명계의 문제는 대선주자가 없다는 것이며 정청래 전 대표는 잠재적 대선 주자 경쟁에서 상당히 뒤처진 상황이다. 민주당은 당분간 누구도 주도권을 쥐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잠재적 대선 주자 후보군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세력 구축이 일어나고, 주도권을 쥐기 위한 투쟁에서 새로운 ‘균열’ 요인을 만들어 내기 위한 시도들이 이뤄질 것이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사실상 50%선 붕괴
갤럽 정례 조사 기준 대통령 지지율, 정확히는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51%를 기록했다(7월 21~23일 실시). 6월 4주 51%까지 떨어지다, 소폭 반등한 뒤 다시 하락한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율은 지방선거 직전 수준인 44%로 뛰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지금의 지지율에는 상당 부분 민주당 경선 효과가 녹아있다는 것이다.
이념 성향별 지지율을 뜯어보면 중도의 지지율은 49%로 처음으로 50% 선이 무너졌다. 보수 지지율은 26%에 불과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대통령 지지율이 사실상 50%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2주 쉬고 8월 14일 공개되는 갤럽 조사 이후 40%후반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16일 발표 기준 55%인 NBS 전국 지표조사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율 하락 요인은 복합적이다. 고용 시장 위축, 주가 하락,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경제 요인에다가 공소취소 및 보완수사권 논란, 민주당 당내 갈등 등이 있다. 확실한 것은, 이 같은 요인들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고, 단기간에 악재가 해소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이다.
이건태·박성준 컷오프의 의미
23일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가장 선명하게 ‘친명’ 색채를 드러내던 이건태, 박성준 후보가 탈락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중량감 있는 친명 인사는 김용 후보 정도다. 그리고 비례의원인 서미화 후보 정도가 확실한 친명이라 할 수 있다.
가령 박선원 후보의 정치 이력은 참여정부에서부터 시작하고, 송영길 쪽에 더 가깝다. 후농 김상현의 아들인 김영호 후보는 비노-비문으로 친명에 가깝긴 하지만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임미애 후보도 마찬가지다.
이건태와 박성준이 탈락한 이유는 세 가지 정도다. 먼저 친명 브랜드의 빈약한 지지 기반이다. 두 번째는 공소취소 등 이재명 지키기에 대한 민주당 당원들의 거부감이다. 민주당 기층 당원들을 상대로 ‘친명’ 브랜드만 내걸고 표를 얻을 수 없다는 게 두 사람이 컷오프 된 기본적인 원인이다. 여러 차례 지적했듯 이번 경선은 어떻게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에서 승리할 것인가 결국 미래 권력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짚을 지점은 친명 후보들 자체가 교통정리나 조직적인 대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나마 친명이 동원할 수 있는 조직표는 다수가 김용 후보로 쏠렸다. 그리고 나머지 친명 후보를 어느 정도 생환시킬 것이냐, 어떻게 라인업을 짤 것이냐는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친명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 조율되지 않은 투표 행위는 결국 소구력이 약하지만, ‘라인업’에는 필요한 후보의 탈락을 가져왔다. ‘친명’은 하나의 계파라기보다는 대통령이라는 깃발을 든 잡다한 개별 자영업자 집단의 연합체에 가깝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같은 모습은 친청계가 이성윤, 최민희, 한민수 후보를 내세우고 본인들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투표를 조직화하는 것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향후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청계가 3명을 모두 당선시키는 데 성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 경선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
민주당 경선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현재 유력한 시나리오는 2번으로 보인다. 이 경우 비명계는 강력한 비주류 대오를 형성할 것이다.
① 김민석 승리-친청계 최고위원 2명 이하 당선
친명계가 어느 정도 정당 장악에 성공했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대통령 지지율 하락 속에서 친명계가 민주당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움직임을 시도하고, 당의 단일 대오를 강조할 것이다.
② 김민석 승리-친청계 최고위원 3명 당선
김민석 후보가 대표가 되지만, 비명계의 만만치 않은 세력이 확인된다. 특히 친청계 최고위원이 3명 모두 당선되면 거꾸로 친명계의 빈약한 지지 기반이 확인된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고 할 것이다. 이 경우 당 내 의사 결정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당 안팎의 갈등이 심화된다. 의원들의 이탈이나 동요가 심해질 것이다.
③ 정청래 승리-친청계 최고위원 3명 당선
친청계의 완승. 이재명은 민주당의 주인이 아니라는 게 분명해진다. 민주당의 탈이재명이 본격화될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문제는 이 ‘개혁 의제’가 무엇이 될 거냐는 거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달성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스캔들 등 위기관리 대응부터 쟁점이 될 것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당내 비주류의 강고한 대오가 구축되면, 당뿐만 아니라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통제력 상실이 야기된다. 그것의 결과이자, 통제력 상실을 가속화하는 것이 바로 스캔들 등 위기관리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청와대를 비롯한 고위직의 비위, 측근이나 친인척 문제, 지방정부발 악재 등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민주당 내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스캔들은 더 많이, 그리고 자주 불거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개별 사건의 경중이 아니라, 그에 대한 관리 능력이다. 지지율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터지는 스캔들은 이전과 다를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 내 갈등이 노선이나 인물 갈등을 전선으로 불붙기 어려운 상황에서 스캔들에 대한 처리가 당내 균열을 만드는 요인으로 부각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새로운 당 내 갈등 축이 뚜렷하지 않고, 새롭게 만들어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스캔들이야 말로 비명계 입장에서 유리한 싸움을 할 수 있는 기제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친명계 입장에서도 당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좋은 수단으로 인식되고, 쓰일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자체도 그렇고, 당과 대통령실 사이에서 위기 대응을 조율할 라인이 없다. 이번 경선에서 보여주듯 친명계는 정무적인 기획능력이나 관리, 조율 능력이 없다. 당의 지도부 인사들이 대통령실과의 차별화를 위해 위기를 활용하는 상황까지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당내 갈등 축은 어디서 만들어질 것인가?
이번 당 대표 경선 전후를 거치면서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당내 갈등 축이 어떻게 재구성되고, 새로운 갈등 축이 어떻게 나타날 것이냐는 것이다. 친명계는 국정 성공 이외에 명확한 동원 기제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비명계는 당원 민주주의와 검찰 개혁 의제가 대부분 수용됐다. 따라서 2028년이 다가올수록, 당내 갈등 축을 어디에서 새롭게 만들 것인지가 중요해진다.
갈등 축에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평가, 주류가 된 민주당에 대한 성격 규정, 그리고 새로운 집권 비전 및 전략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포함된다. 어떤 세력이 어떤 언어로 규정하느냐에 따라서 당내 투쟁에 대한 ‘규정’이 이뤄진다.
유시민의 “아무리 품질 좋은 생선을 갖다 파는 어물전도 비린내까지는 괜찮지만 썩은 내로 가면 안 된다”(유튜브 ‘2분 뉴스’), “민주당이 재건축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정당이 아니다. 지금은 재건축 재개발이 성공 못한다. 대통령도 상처받고 민주당은 엉망이 되고 참혹한 결과로 귀착될 것”(매불쇼) 등의 발언은 이재명 노선에 대한 규정과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한 원초적인 감정을 겨냥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새로운 갈등 축이라 할 수 없다. 명확한 언어를 누가 어떻게 제시할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새로운 집권 연합을 위한 물밑 경쟁
대통령의 민주당과 정국에 대한 통제력엔 빨간불이 들어왔다. 하지만 친청계는 소수이고, 정청래는 대선 주자가 아니다. 그리고 그 외 비주류는 구심점이 될 만한 잠재적 대선 주자가 없다.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민주당 내 권력 지형에서 일종의 ‘무중력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울러 이를 타개하고 2028년 공천을 앞두고 주도권을 쥐기 위한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다. 그리고 누가 대선 주자가 될 것이냐, 그리고 그 대선 주자는 어떠한 노선을 내세울 것이냐, 그리고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대해서 비명시적인 언어를 이용한 ‘그들만의 쟁투’나 ‘수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민주당 내부의 합종연횡과 백화제방은 어찌 보면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