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 투쟁의 이해] ⑴ 중첩된 이중권력, 그 특징과 기원
프로네시스 리포트 첫 주제는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민주당이 주축이 된 정치 세력의 권력 동학입니다. 지방선거 돌입 직전까지 상당한 정도로 전개됐던 민주당 내부 갈등의 원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이른바 'ABC론' 같은 것이 왜 그렇게 제기되고, 왜 그런 형태의 싸움이 전개되었는지 그 구조적 원인을 이해하는 게 지금의 한국 정치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내 갈등 구조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압도적 집권 여당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시리즈는 지선 이후 곧바로 이어지는 8월 당 대표 경선, 그리고 2028년 총선까지의 정치 일정 속에서 민주당 내부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분석합니다.
경선 결과가 보여주는 ‘권력의 무중력 상태’
경기도지사 경선은 민주당이 일종의 ‘권력의 무중력 상태’에 있음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교차하는 힘들이 서로를 상쇄시켜 누구도 주도권을 쥐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정청래 당 대표도 결정적인 주도권을 쥐지 못한다. 일종의 교착상태다.
이재명 대통령 직계로 분류되는 한준호 의원은 시종일관 딱 3등 후보만큼의 지지율을 얻었다. 추미애 의원은 여성 가점제에 힘입어 과반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한 의원은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아직 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은 후보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됨으로 인해서 앞으로 이 본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라며 추 의원의 당선이 친명계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드러냈다. (한 의원은 해당 발언 하루 뒤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다.)
그렇다면 추 의원은 ‘친청’인가? 그렇다고 볼 수 없다. 2024년 국회의원 경선에서 추 의원이 우원식 현 의장에게 패배했을 때 이재명 팬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민심에 대한 반역”, “당원을 개무시하는 처사”라며 분노했을 정도로 그는 ‘명심’과 가까웠다. 추 의원이 대변하는 것은 각 시기마다 가장 선명한 주장을 원하는 강성 당원이다.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비명계 조직표까지 모은 게 승리원인 일 것이다. 그리고 추 의원은 언제든 시류에 맞춰 ‘반명’ 내지 ‘반청’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유연함도 갖추고 있다. 사실 6선 의원이 여성 가점제를 적용받을 정도로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가 만들어진 상황은, 당 대표의 지원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청와대와 친명계 또한 경선 룰에 동의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친명 직계 내지는 이 대통령의 후광을 받은 인물이 광역단체장 경선에 승리한 곳은 서울과 인천 정도다. 재보선 공천은 방향조차 잡히지 않는다.
흔히 민주당의 권력 지형은 ‘친명’ 대 ‘비명’ 내지는 ‘친명’ 대 ‘친청’ 구도로 설명된다. 하지만 이러한 이항대립 구도는 민주당의 내부 갈등에 대해 손쉽고 깔끔하지만, 그래서 틀린 설명이다.
민주당의 현 상황은 중첩된 이중권력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권력의 개별 차원마다 대통령과 당 대표, 친명과 비명, 당 안(원내·공식 조직)과 당 밖(원외·당 주변의 이데올로기적 권력 기구)이 권한을 나눠 가진 상태다. 그리고 어느 쪽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
이렇게 중첩된 이중권력은 당내 갈등이 계속해서 불붙고, 크게 번지기 직전 서로 충돌을 피하면서 교착상태가 만들어진 근본 원인이다. 이 구조는 갈등을 끊임없이 재생산하지만, 동시에 어느 쪽의 결정적 승리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불안정한 균형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 지방선거 직후 8월 당 대표 경선,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까지 이어지는 정치 일정 속에서 현 상태를 타파해야 할 필요가 민주당 내 주요 행위자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이후 다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상당한 수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세 축에서의 이중권력
민주당에는 세 개의 이중권력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 공식 조직에서의 이중권력: 대통령 vs. 당 대표 ⒝ 지지자 연합에서의 이중권력: 친명과 비명 ⒞ 넓은 의미의 ‘당’에서의 이중권력: ‘당(黨) 안’과 ‘당 밖’이 그것이다.
먼저 ⒜를 살펴보자. 이재명은 대통령이다. 하지만 당의 주인은 아니다. 2025년 7월 당 대표 경선에서 박찬대 의원이 38.26%만을 득표하면서, 압도적으로 패하는 순간 대통령이 당을 장악할 수 있는 경로는 막혔다. 사실 여당 대통령이 당을 장악하지 못하는 상황은 이전에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된 바로 그 해, 전년도 총선 공천에서 ‘물갈이’에 성공했던 대통령이 여당을 장악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대통령 권력이 강하고, 지지율이 계속해서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정청래 대표의 권력은 제한적이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권한은 있지만, 당내 경선을 좌우하지 못한다. 반대로 당 대표는 당 기구가 있지만 대통령의 공적 권위에 맞설 수 있는 정치적 자원, 독자적 서사는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아니라면 누가 민주당 정권을 이끌고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 정 대표가 경선과 공천 과정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이 지금과 같이 꽤 간접적이고 불투명하게 행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가 지금보다 더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면 청와대 견제로 받아들여질 터이다. 그리고 그 견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비전이 없다면 그저 당내 정치일 뿐이다.
권력은 나눌 수 없는 것이고, 서로 자신의 몫을 양보할 이유도 없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는 타협은 존재할 수 없다. 그렇다고 결전을 벌일 수도 없다. 상대를 제압하고 이길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착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 차원의 이중권력은 민주당의 분파, 그리고 분파의 기반인 지지자 연합의 분열이다. 잘 알려져 있듯, 민주당은 호남과 수도권에서 육체노동자나 영세 자영업자로 살아간 호남 이주민이 기반이 된 정당이다. 그리고 2000년대 급성장한 대도시-대졸-상위 중산층이 결합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03년 자신과 같은 중산층 기반의 ‘개혁적’ 인물들을 ‘빽바지’로, 당시까지 주류에 가까웠던 호남과 이주민 기반 정치인을 ‘난닝구’로 규정한 것은 민주당의 계파 갈등의 핵심 균열선을 보여준다.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은 2010년 이후 오랫동안 민주당을 장악해 왔던 고소득 대졸 중산층에게서 호남과 호남계 이주민으로 주도권이 넘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친명’이라 불리는 정치인들의 계파는 ‘친문’이라 불렸던 집단들의 등쌀에 밀려 비주류였던 다양한 세력의 연합체다. 그리고 뚜렷한 비전과 중심이 있는 집단이 아니라, 정치적 이익으로 뭉친 이해결사체에 가깝다. 또 ‘호남’이 상징하던 지지 기반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로 몰려온 도시 빈민들이 모여 살던 성남시 기반의 이재명 대통령은, 이 난닝구-비문-친명의 정치 세력이 이제 경기도에서 살아가는, 서울의 ‘일등 시민’과 대비되는 ‘이등 시민’을 중심으로 만들고 있는 새로운 정치 블록을 상징한다. 그리고 이 정치 블록의 특징은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비전, 어떤 지지자를 확보하고 동원하겠다는 전략, 당 안팎에서 동원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워낙 잡다한 세력의 연합체인데다, ‘난닝구’의 세력은 중하층 이주민과 지역 기반 엘리트의 결합에 연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확한 비전과 이념, 정책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배우고 교양 있는 상위 중산층이 결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담론’과 ‘여론’ 경쟁에서도 열세다. 이른바 ‘뉴 이재명’이라는 표현과, 그 표현이 갖고 있는 모호함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합을 만들겠다는 시도면서, 현 주류가 갖고 있는 한계를 응축해 보여준다.
그렇다고 상위 중산층을 기반으로 한 분파 또한 명확한 비전과 조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위 중산층만으로는 민주당 내에서 주도권을 쥘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면서, 이들의 노선이 ‘승리 비전’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무엇보다 검찰 개혁, 언론 개혁 이외에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게 상위 중산층 기반의 정치가 가지는 한계를 보여준다. ‘이재명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기는 싫다’라는 정서가 있을 뿐 대안 후보, 대안 노선, 대안 서사가 없다.
특정 분파가 민주당을 주도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실력 문제 이전에 각 분파가 기반하고 있는 지지자 연합의 한계 때문이다. 누구도 명확한 ‘노선’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국면을 이끌어가지 못하고, KTV에서 정청래 대표가 등장하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편집해 들어낸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 시작된 정쟁처럼 꽤 사소한 이슈만 갈등의 소재가 된다. 결국 강성 지지자들에게서 과거의 묵은 원한을 누가 더 화끈하게 풀어줄 지를 놓고 벌이는 경쟁 정도가 남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거지는 건 세 번째 차원(⒞ 항목)의 이중권력 문제다. 민주당의 핵심적인 이데올로기, 상징, 언어, 정책 담론은 어디서 만들어지는가? 여의도와 청와대가 아니다. 바로 유튜브다. 여의도의 원내 민주당이 법안과 국정을 다루는 동안, 충정로 등에 흩어져 있는 원외 민주당은 서사·프레이밍·의제 설정을 장악한다. 그리고 지지자들은 종종 원내보다 원외의 메시지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필두로 한 원외 미디어 생태계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정치적 세계관을 형성하는 실질적 주체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어떠한 관점에서 이슈를 바라보고, 어떠한 전략과 언어로 행동해야 할지는 이 미디어 생태계가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유권자의 동원 또한 원외 미디어 생태계가 만들어낸다. 이들은 형태는 민주당 밖에 있지만 실질적인 기능 면에서는 정당의 전략, 홍보, 조직, 정책을 대신한다. 유시민 전 이사장 같은 당 밖의 ‘셀럽’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디어에 위탁된 정당 기능’이 민주당의 특징이 된 것은, 2000년대 이후 정당 정치의 변화 때문이다. 먼저 일련의 정치 개혁 결과 한국의 정당은 독자적인 조직이 없고, 중앙당 기구들만 국고 보조금으로 유지되는 형태가 됐다. 유권자를 상대로 메시지를 내보내고 그들을 조직화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원외 미디어가 그 빈 공간을 차지했다. 두 번째 이유는 정당 내 유력 정치인이 정당 기능을 강화한 유인이 없다는 점이다. 정당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권력에 제한을 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지 기반도 선거 플랫폼화된 정당에 있지 않은데 굳이 손해를 보고 일종의 ‘공공재’를 만들 이유가 없다.
이 둘의 이해관계는 일치하지 않는다. 원외 미디어는 그들의 청중이 듣고 싶어 하는, 가급적 선명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메시지를 내보낸다. 그들에게 이재명은 민주당이라는 프로젝트, 내지는 수익 기반을 유지하는 도구에 가깝다. 게다가 그 메시지의 주된 청자는 대도시 중산층들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고품격 종합 시사 방송의 포지션을 쌓는 데 성공하고, 이동형의 이이제이가 여전히 B급 감성의 시사 프로그램에 머물러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배우고 교양 있는 상위 중산층’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쪽이 김어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김어준의 영향력은 늘 이동형을 압도한다. 원외 미디어는 생산과 소비 양쪽에서 상위 중산층이 주도하고, 따라서 ‘빽바지’가 우세한 공간이다. 이재명의 기반인 ‘난닝구’의 도구가 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이재명 대통령 또는 친명 세력과 원외 미디어가 갈등 관계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깨지지 않는 교착: 불충분한 권력 자원의 문제
민주당이 “선거가 코앞인데도, 중동발 위기가 닥쳤는데도 자제하지 않는 걸 보면 권력에 만취한 상태”로 “내전에 몰두”(최문선 한국일보 논설위원)한 것은 민주당 안팎의 인물들이 국민의힘의 무능 속에서 자리다툼에 나서서가 아니다. 핵심적인 문제는 이중권력 상태가 불안정한 균형이라는 점이다. 누구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교착상태 속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벌어지는 기동(maneuver)과 산발적 전투가 지난 몇 달간 민주당 안팎 갈등의 본질이다.
그리고 누구도 주도권을 쥘 만큼 권력 자원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다. 대표적인 것이 분파의 상징이 될 유력 정치인,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될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인물’이 없다는 문제가 아니다. 경쟁력 있는 경력과 서사, 동원 가능한 지지 기반, 시대의 의제를 선점할 담론, 경선을 치를 조직 등의 조건을 만족하는 ‘인물’의 부재다. 지금 민주당에서 이를 갖춘 인물은 이재명 대통령 정도밖에 없다. 사실 이 대통령이 가진 세력도 이를 완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문제는 결국 지금의 민주당 내 각 분파가 당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지자 연합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자 연합은 급격한 자산 가격 상승과 그로 인한 격차 확대 속에서 내파(內破)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자 연합은 도시 빈민이 중심이 되었고, 중도·실용을 내세우면서 여러 집단을 포섭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선거 승리 가능성을 내세워 당내 영향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그러한 전략은 상위 중산층 집단을 포섭할 수 없고, 대통령 지지율과 당 장악 정도가 연동된다는 약점까지 안고 있다.
사실 이 경쟁의 아이러니한 측면은 권력 자원이 모여있는 ‘당 중앙’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정치에서 원외 미디어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확대일로다. 당 공식 기구를 장악한다 해도 민주당을 뜻대로 움직이기란 불가능하다. 미디어화된 당내 정치에서 우위를 점하는 방법은 기존의 지배적 미디어를 대체하는 방법뿐이지만, 변화무쌍하고 몇몇 유력 정치인에 의존하는 당내 정치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
세 축이 서로 교차하면서, 한 축에서의 우위가 다른 축에서 열위로 상쇄되는 구조도 교착상태를 만들어낸다. 원외 미디어는 이재명 편도, 정청래 편도 아니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이해관계와 이데올로기가 있다. 서로 각축전을 벌이는 원외 미디어 생태계의 특성 때문에 여기도 특정 세력의 우위가 결정적이라 보기 어렵다. 세 축 모두에서 우위를 가지는 정치 세력이 나오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모든 승리는 부분적이고, 거꾸로 모든 패배도 부분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세 축에서의 갈등은 꽤 격렬하긴 하지만, 산발적 국지전 수준에서 억제된다. 통상 의원내각제를 채택했거나, 정당이 강력한 국가였다면 각각 분파의 과두제적 타협으로 출구 전략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제인데다, 정당 조직까지 약한 상황에서 타협의 여지는 그리 많지 않다.
지선 이후 현상타파 시도 본격화될 것
지금의 교착상태는 서로가 서로를 제압할 수 없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섣불리 결전에 나설 계기도 없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로는 현상타파 시도가 본격화될 것이다.
먼저 8월 당 대표 선거가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2028년 총선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선은 국회의원 입장에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총선은 다르다.
그리고 지방선거 결과와 그 평가를 놓고 ‘해석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누구 때문에 이겼고, 누구 때문에 졌는지 해석은 이후 각 세력을 규정하는 프레임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교착상태에서 억눌려 있던 불만이 지선 성적표를 구실로 분출될 것이다. 게다가 지방선거 결과로 재분배되는 권력 자원은 세력 판도를 흔들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의 예산 배분과 공공 부문의 인사권을 쥐고 있고, 이는 2028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의 성과에 중요한 레버리지로 작용한다. 또 새로 뽑힌 광역단체장은 잠재적 대선 주자로 거론될 것이다.
결국 ‘싸우지 않는 것’이 모두에게 최선이었던 지금의 불안정한 균형은 어떻게든 무너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과 주요 분파들은 주도권을 쥐기 위해 움직일 것이고, 그것이 갈등을 만들어낼이다. 지방선거 이후 현상타파 시도가 본격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살펴볼 문제는 다음과 같다.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대표, 그리고 민주당 잠재적 대선 주자들은 어떠한 권력 자원을 갖고 있고, 그 자원을 활용해 어떻게 다수 연합을 만들려고 할 것인가?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그 선택지와 딜레마를 분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