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마음둘 곳 없는 유권자'는 느는데, 왜 조국·이준석은 묻히는가

이번 한국일보 칼럼은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이른바 '제3당'의 침체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습니다. 제목은 <조국과 이준석, 왜 차기 대선 경쟁에서 밀리는 걸까>입니다.

지난주 갤럽 정례 조사에서 2028년 총선 프레임을 묻는 조사를 시행했을 정도로,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가파릅니다. 그런데 야당 지지율은 답보상태죠. 그리고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가 올림픽공원 집회에서 북 치는 장면이 보여주듯, 강성 우파 일변도에 제대로 된 '야당다운 야당'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의 지지율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죠. 유시민, 김어준이 말하는 '코어지지층', 스스로 민주당의 '본류'라고 주장하는 집단이 조국혁신당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보수 이탈층이나 중도층이 개혁신당으로 가는 것도 아닌 상황입니다.

그 원인을 진단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언했습니다. 핵심은 새로운 갈등축을 만들어내고, 지지자 연합을 창출할 조직과 노선이 아닌가 합니다. 이 글은 유료 구독자용으로 발행한 <제3당의 등장과 실패는 왜 필연적 패턴이 되었나>(2026.7.15)와 같이 읽으면 좋습니다.


조국과 이준석, 왜 차기 대선 경쟁에서 밀리는 걸까

2024년 총선 이후 왜소화
각각의 '독자 군대' 확보해야

조귀동 명지대 겸임교수·정치컨설팅 민 전략실장

/한국일보

벌써 2028년 총선 구도를 묻는 여론조사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정부 견제(47%‧갤럽 10월 3주 정례조사)'가 '정부 지원(34%)'을 큰 폭으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정작 야당의 표정은 밝지 않다. 국민의힘(지지율 27%)뿐만 아니라 조국혁신당(3%), 개혁신당(2%) 등 제3당 지지율도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치에 실망하고, 마음 둘 곳 없는 유권자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제3당은 지방선거 이후 활로가 꽉 막혔다. 차기 대선 주자 경쟁에서 조국과 이준석, 두 사람은 뒤처지는 양상이다.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뭘까. 흔히 거론되는 △유동적인 제3당의 지지 기반이나 △소선거구제 등 양당제 친화적 구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전략과 행보에 결함이 있다. 두 정당 모두 양당이 차지하지 못한 공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결속력이 강한 지지자 연합을 창출하지 못했다.

제3당에는 크게 두 갈래의 길이 있다. 첫 번째는 2016년 국민의당 모델이다. 야당이 취약하고, 그 결과 내부 갈등이 증폭되었을 때 '실력 있는 대안 야당'을 원하는 유권자를 끌어오는 것이다. 기존 야당 지지자 일부를 기반으로 삼고, 여당 이탈층을 더해 다수의 당선자를 내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2004년 민주노동당 모델이다. 노동‧분배‧복지 같은 새로운 갈등 축선을 제시하고, 여기에 호응하는 유권자 집단을 새롭게 조직하는 것이다.

등장 과정을 보면 조국혁신당은 국민의당 모델, 개혁신당은 민주노동당 모델에 가깝다. 조국혁신당은 서울의 상위 중산층, 경기도와 광역시 외곽 신도시, 호남의 '비명 유권자'에게 대안으로 여겨졌다. 개혁신당은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가 없다고 느낀 20~30대의 불만을 등에 업었다. 명문대를 나온 20대 남성과, 이준석 의원 지역구인 경기 동탄신도시의 30대 핵가족이 공유하는 건 과거에 존재했던 '상향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졌다는 분노다.

양당에서 이탈한 유권자를 네거티브 정서만으로 계속 붙들어 둘 수 없다. 단단한 지지자 연합을 구축하려면 조직과 노선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의 '즉자적(in-itself)' 유권자 집단을 뚜렷한 목표와 이념이 있는 '대자적(for-itself)' 집단으로 바꿔야 한다. 독일 녹색당의 경우 반핵·환경·여성·평화라는 신사회운동의 의제와 조직을 선점한 뒤, 이를 중심으로 고학력 중산층 유권자를 끌어모았다.

문제는 두 정당의 노선이다. 조국혁신당의 검찰개혁, 사회권 의제는 범민주진영의 정서를 강화한 데 지나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정신'과 '0기 신도시' 상계동 출신 정체성을 강조하던 개혁신당은 그 뒤 별다른 의제를 내놓지 않았다. 거꾸로 양대 정당과의 정치공학적 연결이 두드러졌다.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설이 대표적이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전 대표가 1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 현장을 방문하는 등 야당 공조를 모색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조국혁신당에 쏠렸던 표는 민주당으로 되돌아갔다. 개혁신당은 협소한 고정 지지층에 갇힌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경기도 읍면동 596곳의 2024년 총선 비례와 2026년 지방선거 광역비례 득표율을 맞붙여 보면 더욱 확연해진다. 조국혁신당 득표율은 23.9%에서 4.9%로 급감했다. 대신 민주당 득표율은 28.8%에서 48.0%로 늘었다. 개혁신당은 2024년 4.0%, 2026년 3.5%로 거의 같다. 대선 당시 이준석 후보의 경기도 득표율(8.8%)과 비교하면 '펨코당(인터넷커뮤니티 에프엠코리아에 빗댄 말)'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과거로 되돌아간 것이다.

김어준 등이 언급한 '코어 지지층'의 이탈은 아직은 크지 않다. 민주당 이탈자는 조국혁신당 지지로 옮겨가지 않았다. 지난 대선에서 서울의 압구정동, 평창동, 한남동 같은 보수 본진에서 개혁신당 득표율은 저조했다. 조국과 이준석 두 사람의 활로는 분명하다. 거대 양당의 본진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독자적인 군대를 만드는 데 있다. 다음 총선을 모색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제3당이 지금부터 내년까지 해야 할 일이다.

💡
정치와 경제, 그리고 정책의 현실을 해석하고, 전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실천적 지혜를 제공하는 <프로네시스리포트>. 구독을 원하시면 클릭하십시오. 유료 회원은 월 3900원에 한국 최고의 정치·경제 분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