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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칼럼] 민주당 코스피·반도체 환호가 놓친 불평등과 일자리 (feat. 2020~2021 어게인?)

프로네시스리포트
- 8분 걸림

이번 한국일보 칼럼에서는 왜 상당수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지, 평범한 사람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어 보았습니다. (원문: 수억 성과급도, 8천피도 다 '그림의 떡'... 민주당이 못 읽은 진짜 표심은?)

민주당이 반도체 초호황과 그것이 주된 원동력이 되어 만든 코스피 8000에 환호하지만, 실제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핵심입니다. 사실 제한적인 것보다 오히려 격차 확대라는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게 더 문제죠.

칼럼이라서 명확히 말하지 않았지만, 여기서 핵심은 기업간 격차입니다. 반도체와 나머지 산업, 소수 대기업과 나머지 '그저그런' 중소기업의 격차에서부터 모든 게 시작된다는 것이죠. 몇몇 산업과 나머지 경제 전반의 괴리,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소수와 나머지 대다수의 괴리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반도체 초호황과 주가지수 급등의 특징 중 하나로 보아야한다는 말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간 격차 → 소득 격차 → 자산 격차'의 고리 속에서 반도체 호황과 코스피 상승은 호재이긴 커녕 청와대와 민주당 입장에서 상당한 리스크 요인 아니냐는 결론이 나옵니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경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자랑했지만, 실제로 그 시기 나타난 것은 반도체 등 수출 대기업의 호황과 양적 완화에 힘입은 자산 격차의 급격한 확대, 그에 따른 지지자 연합의 붕괴였던 것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수억 성과급도, 8천피도 다 '그림의 떡'... 민주당이 못 읽은 진짜 표심은?

반도체 소외 보여준 '평택을' 선거
주가 폭등, 일반 서민은 '남의 일'
격차 커질수록 여당 심판론 확대

아산국가산업단지 포승지구 /조귀동

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인 평택시 을.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단지가 들어서는 고덕신도시에는 삼성전자 공장과 고층 아파트들이 빼곡하다. 하지만 당선된 유의동(국민의힘) 후보를 비롯해 김용남(더불어민주당), 조국(조국혁신당) 등 모든 후보가 선거사무소를 차린 곳은 그곳이 아니었다. 낡은 경기도 산업도시의 외관을 간직한 안중읍이었다. 그리고 공식 공보물에서도 반도체 산업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어떻게 서평택 지역을 발전시키고,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더 낫게 할지에 대한 공약만 빼곡했다.

이곳 유권자 중 반도체 관련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소수이기 때문이다. 안중읍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아산국가산업단지 경기포승지구에는 식품·철강·화학·자동차·타이어·전기 등의 공장들이 빼곡하다. 공장이 없는 지역에는 넓은 농지가 펼쳐져 있다.

평택시 을의 모습은 이번 지방선거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반도체 호황과 주가지수 급등을 주된 치적으로 내세웠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주식 계좌를 보면서 마음이 흐뭇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민주당 기호 1번에 투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반도체에 모든 메시지를 집중한 양향자 후보(경기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주가지수(코스피)나 반도체가 아니라 일자리와 격차 확대였다.

/한국일보. 그래픽=박종범 기자

노동시장에서 반도체의 비중은 낮다. 관련 통계를 살펴보자. 경기도에서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종사자는 21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779만 명·2024년 기준)의 2.7%다. 대부분의 제조업 종사자에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억대 성과급은 남의 일에 불과하다. 오히려 부유한 소수 글로벌 대기업 임직원과 나머지의 격차를 벌리는 사건일 뿐이다.

경기도에서 성남시 분당구와 과천시 다음으로 소득 불평등이 심한 곳은 첨단산업이 밀집한 수원시 영통구와 용인시 수지구·기흥구다.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계산한 지역별 지니계수에서 기흥구의 지니계수는 0.381로 동두천시(0.301)를 압도한다.

/한국일보. 그래픽=박종범 기자

주식은 쏠림 현상이 더 심하다. 지난해 자산 보유 상위 20% 가구의 주식·보험·펀드 보유액은 평균 7,373만 원으로, 하위 20% 가구(79만 원)의 93.3배였다. 상위 21~40% 가구(1,836만 원·가계금융복지조사)와 비교해도 4배 많았다. 극소수 기업의 실적 개선에 따른 코스피 급등이 소득 격차뿐만 아니라 자산 격차도 키우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폭등에도 올해 증시에서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의 상당수는 제자리인 경우가 많다. 이는 많은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고용 시장에 온기가 돌 리 만무하다. 실제로 4월에는 고용 한파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노동시장이 얼어붙었다. 지난해와 비교한 취업자 증가폭은 7만4,000명으로 2025년(19만3,000명)의 5분의 2에 불과했다. 임금 근로자는 4만2,000명이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15~29세·43.7%)은 1.6%p 하락했다.

/한국일보. 그래픽=박종범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몇몇 경기도 지자체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을 두고, 부동산이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자산에 따른 계급 투표 성향이 강해지고, 재개발에 호의적인 국민의힘 후보에게 표가 몰렸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투표 행태를 뜯어보면 경제적 약자의 뚜렷한 불만이 감지된다. 서울 20~30대 여성들이 대거 민주당을 이탈해 국민의힘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탈(脫)민주당화는 일자리가 줄고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받는 고통이 다른 세대보다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점에서 6·3 지방선거는 명실상부한 주류가 된 민주당이 호명하는 '국민'과 격차 확대 속에서 '뒤처진 사람들' 사이의 간극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면, 경제는 호황인데 표심은 여당, 즉 민주당 심판론에 동조하는 양상이 더 확대될 것이다.

조귀동 명지대 겸임교수·정치컨설팅 민 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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