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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칼럼] 장교단 없는 ‘대통령 1인 군대’ 한계…장기전 힘에 부치자 SNS 정치 회귀

프로네시스리포트
- 10분 걸림

안녕하세요. 프로네시스리포트 조귀동입니다.

이번에 중앙일보 주말판 중앙선데이에 이재명 대통령 리더십에 대해서 기고를 해서 공유코자합니다. 제목은 <장교단 없는 ‘대통령 1인 군대’ 한계…장기전 힘에 부치자 SNS 정치 회귀>입니다.

제목의 '장교단 없는 군대', '1인 군대' 등은 이미 뉴스레터에서 여러 번 언급했던 내용이죠. 이재명 대통령이 9월 추석 직전 기자회견 이후 왜 SNS 활동을 늘리는지, 왜 이재명 대통령 본인이 전면에 나서서 정치적 리스크에 노출되는 양상을 보이는 지 보려면 결국 '이재명 파벌'과 이 파벌의 작동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해당 개념 내지는 비유를 제시했었던 거 기억나시리라 생각합니다.

지지율 관리를 최우선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짧은 투자 시계, 통치술의 부재, '이해관계자 집단'으로서의 친명계의 조직 원리 등도 한 번씩 다루었던 것들입니다. 일종의 종합 정리 및 또다른 방식의 개념 적용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글 중간의 소제목은 제가 추가해 달았습니다.)


장교단 없는 ‘대통령 1인 군대’ 한계…
장기전 힘에 부치자 SNS 정치 회귀

성남시에서 출발, 정치 기반 빈약
지지층 움직일 중간 간부층 부재
X 글 올려 정책 방어 ‘정치 리스크’

중도·연성보수 포섭 수단 없어
‘손가혁’ 성공공식 회귀 유혹 커져

조귀동 정치컨설팅민 전략실장
중앙선데이
입력 2026.10.17 01:09

추석 직전 기자회견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통치 방식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소셜미디어(SNS) 활용 방식이다. 8월까지 하루 평균 X(옛 트위터) 게시물 숫자는 3건이 안 됐는데, 추석 이후 매일 6개 이상을 게재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은 물론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 후보자 인선을 직접 방어하는 건 기본이다. 그에 반기를 든 정치인을 겨냥해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 요구”, “서민들의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리면서 힘없는 서민들에는 더 가혹하다” 등의 게시물을 올린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하는 ‘원맨아미(one-man army·1인 군대)’ 같은 모습이다. 당 안팎에선 정치적 리스크에 직접 노출되는 방식에 대한 우려가 크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싸늘한 반응이 상당하다. ‘대통령이 잠을 안 잔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이 대통령의 X 활동 내역을 추적해 화제를 모았던 인터넷 게시물엔 걱정보다 비아냥성 댓글이 더 많이 달렸다.

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근본적인 원인은 이재명 파벌의 구조적 여건에 있다. 좁은 선택지들 사이에서 그는 과거의 성공 공식을 다시 꺼냈다. X를 통한 메시지 정치는 지지율 하락과 당내 장악력 약화에 대응한 그 나름으론 합리적인 행위다.

장교단 없는 백만 대군

민주당 내 이재명 파벌의 가장 큰 특징은 이렇다 할 중간 간부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지자는 많다. 하지만 그들을 조직하고, 움직이게 할 장교단이 없다. 성남·경기 라인 인물이 있지만 숫자가 적고 역할은 제한적이다. 독립적인 작전을 펼 수 있는 사단장이나 군단장 없이 백만 대군을 이재명 한 사람이 끌고 가는 모양새다.

친노에서 친문으로 이어졌던 세력은 달랐다. 명문대 운동권 출신으로 20대 초반부터 긴밀하고 복잡한 관계를 형성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노동조합, 학계, 기업으로 뻗은 네트워크도 방대했다. 정무·정책·메시지·조직의 각 기능을 나눠 맡을 두터운 중간 간부층이 여기서 나왔다.

이재명 파벌은 성남시에서 출발한 집단에 몇 명이 더해진 정도다. 중앙대 법대 동문, 사법연수원 동기, 2017년 경선 당시 ‘7인회’를 더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성남시라는 공간의 특징도 중요하다. 서울에서 밀려난 빈민과 경기도 공장지대로 이주해 온 노동자들이 만든 도시이기 때문이다. 시민사회 조직이나 전문직 네트워크가 두터운 도시가 아니다. 그가 대선 주자로 발돋움한 뒤에도 이재명 개인에 의존하는 방식이 계속됐다.

이 같은 결과 친명계는 잡다한 비주류 연합군으로 구성되게 됐다. 친문이 ‘게마인샤프트(공동사회·Gemeinschaft)’라면 친명의 조직 원리는 ‘게젤샤프트(이익사회·Gesellschaft)’다. 핵심 지지 기반인 수도권 이주민과 그 자녀들을 묶을 공통의 서사·언어·이념·상징도 없다. 빈약한 핵심 엘리트층, 그 외곽의 이익결사체, 그리고 이데올로기의 부재. 이것이 이재명 파벌의 특징이다.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이 하염없이 늦어지다 관료 출신 비례 초선의원을 역임한 임광현 전 국세청장으로 낙착된 것도 이재명 파벌의 특성 때문이다. 핵심 엘리트 집단에는 비서실장 정도 직위를 맡길 만한 이들이 없다.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여러 개의 계파가 없어 한 계파가 추천한 인물을 앉히고, 다른 계파를 통해 견제하는 식의 인사 운용도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이익결사체에 가까운 외곽의 인물을 발탁하자니, 그를 통제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김영진 의원 같은 친명 중진이 공개적으로 고사한 가운데 관료 출신에 자리가 돌아가게 됐다.

확실한 지지를 좇는 ‘단기 투자자’

장교단이 없는 군대는 장기전을 치를 수 없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파벌을 묶는 이념도 조직도 없으니 기댈 만한 정치적 자원은 대통령 개인의 인기뿐이다, 친명계는 그동안 중도와 연성 보수까지 아우르는 연합을 만들어 낼 사람이 이 대통령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실제 정치 행태는 그와 거리가 멀었다. 고정 지지층을 향한 정책과 메시지로 일관해 왔다.

중도와 연성 보수의 포섭은 장기 투자다. 자원을 넣어도 지지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회수가 보장되지도 않으며 그사이 기존 지지층의 불만이라는 비용부터 청구된다. 튼튼한 조직과 이념을 가진 세력만이 단기 득실에 흔들리지 않고 이 투자를 버틴다. 믿을 자산이 지지율뿐인 이 대통령은 ‘단기 투자자’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다.

수단도 없었다. 전략이라 부르려면 누구를 끌어들일지(대상), 지지와 맞바꿔 무엇을 줄지(교환), 어떤 순서로 할지(방법)가 정해져야 한다. 이른바 ‘뉴이재명’에는 셋 다 없었다. 지지 기반도 상징성도 약한 몇몇 인사를 산발적으로 영입하는 구호로 쓰이는 게 전부였다.

통치술 없는 주류, 지지자 동원이 유일한 활로

한 정치 세력이 주류가 된 뒤 국가를 이끌려면 그에 걸맞은 통치술(statecraft)이 있어야 한다. 개별 사회집단에게 자신들을 대변하는 세력으로 인정받고, 그들에게서 양보를 얻어내 더 큰 목표로 결집하고, 반대 세력을 때로는 당근으로, 때로는 몽둥이로 상대하면서 동조자로 끌어와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목표를 사회 전체의 목표로 받아들이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구현하고, 그 일을 맡을 엘리트를 충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민주당은 주류가 됐다. 이 대통령은 2024년 12월부터 명실상부한 ‘제1인자’였다. 하지만 주류가 갖춰야 할 통치술은 외면했다. ‘민주당에 나라를 맡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 결과가 지금의 지지율 급락이다.

유일한 권력 기반인 지지율이 꺾이자, 대통령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그런데 누구도 그 대신 싸워주지 않는다. 정치적, 정책적 수단도 제한되어 있다. 그나마 비명계에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는 상황인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결국 손가락혁명군이나 개딸을 다시 동원해 민주당 내 장악력을 유지하는 게 활로로 주어진 셈이다. 이 대통령이 ‘익숙한 습관’을 필사적으로 반복하는 이유다. 그로선 그게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종국에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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